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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갓김치는 보약

내 의지와 상관없이 먹고 싶은 게 떠오를 때가 있다. 신맛 나는 오렌지가 먹고 싶다든지 고기가 먹고 싶은 경험처럼 그럴 때면 “먹고 싶은 거 놓치지 말고 사서 먹어라. 돈 아끼지 말고” 하셨던 친정어머니의 말씀이 생각난다. 딸이 걱정되어 늘 하신 말씀이라고 생각했는데 한참 뒤에야 삶의 지혜였음을 알게 되었다. 무언가 먹고 싶다는 것은 몸에서 필요한 영양분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 영양분을 공급해 줘야 병치레도 하지 않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     통합의학 약학의 선구자 앤드류 와일 박사는 우리 몸은 항상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며 균형이 깨졌을 때 이를 정상적으로 회복시키는 치유 시스템이 있다고 했다. 같은 음식인데 어떤 때는 먹고 싶고 또 어떤 때는 먹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이것이 바로 내 몸의 건강 상태를 알려 주는 신호이다. 만약 당장 너무나 먹고 싶은 음식이 있다면 그게 바로 보약이다. 갑자기 단것이 먹고 싶거나 생선이 먹고 싶고 막국수가 생각난다면 바로 신체가 자신에게 보내는 메시지이다.   여성이 임신하면 먹고 싶은 것이 많아진다. 가끔은 제철 아닌 과일을 말하기도 해서 초짜 남편을 당황스럽게 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이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게 못 먹은 음식은 두고두고 머릿속에 남는다. 요즘에는 제철 과일이라는 개념이 없다. 한겨울에도 수박을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제철 음식은 그 나름의 이유가 있기에 필요하다. 계절 음식이 몸에 좋은 이유를 사람은 환경에 맞게 적응해서 살아가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가장 좋은 음식은 우리 몸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 다시 말해 내가 사는 환경에서 얻을 수 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가장 좋다는 뜻이기도 하다.     작년 가을 추수를 끝내고 밭을 갈아 붉은 갓 씨를 뿌렸다. 겨울이 다가오면서 한 잎 두 잎 싹이 나오더니 제법 컸다. 그 조그마한 것들이 눈보라와 추위를 이겨내고 굵은 뿌리가 내려 많이 자랐다. 한주 뒤에 나가보니 꽃대를 내밀고 있었다. 갓은 아주 싱싱하고 건실해서 뽑기도 미안했다. 널려있는 갓들을 뽑아 다듬어서 흙이 떨어지게끔 물에 담가 두었다가 씻었다. 별 양념 없이 고춧가루와 깨소금, 무와 배 하나 썰어 넣고 양파 2개 자르고 멸치 액젓을 넣어 담갔는데 씁쓰름한 맛이 보약보다 몇 배 좋은 느낌을 받았다. 몇 개의 그릇에 나누어 담아 힘든 일로 수고하는 친구 몇 명에게 주면서 보약 배달 왔다고 말했다. 그리고 맛이 없더라도 보약보다 효능이 좋은 건강식품이니 잎 하나 버리지 말고 국물까지 먹으라고 했다.     누가 주는 음식은 맛있다. 보약도 나누어 먹으면 더 맛있지 않을까. 우리 땅에 나는 식품은 다 좋은 것일까. 지역도 중요하지만 수확하는 계절도 중요하다. 자연과 잘 조화를 이루려면 제철에 나오는 음식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몸의 시스템이 계절에 맞게 조절되어 왔기 때문에 계절에 맞지 않는 과일이나 채소류를 접하면 몸 안에서 거부 반응을 보일 수 있다. 먹고 싶은 음식을 먹는 것이 보약이라고 한다면 편안한 음식이야말로 자신에게 잘 맞는 음식이며 제철 식품을 선택하는 것이 보약이나 다름없다. 우리 신체가 계절에 적응을 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 계절에 맞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 그래야 몸과 음식의 조화가 가장 잘 이루어져 몸도 좋아지고 정신도 맑아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양주희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갓김치 보약 계절 음식 제철 음식 보약 배달

2022-04-27

[건강 칼럼] 삼계탕과 냉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계절 음식으로 가장 즐겨 먹는 것이 아마 냉면과 삼계탕일 듯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두 가지 음식 모두가 여름철 음식으로 알고 한 여름에 시원한 냉면을 먹으로 가곤 하는데, 사실은 삼계탕이 여름철 음식이고, 냉면은 겨울철 음식이다.   여름에 땀을 많이 흘리고 힘들 때 보양식으로 즐겨 먹는 것이 삼계탕인데, 인삼의 삼과 닭의 한자인 계자를 조합해서 만든 이름과 같이 닭을 끓일 때 인삼을 넣어 함께 먹던 음식이다.     인삼은 성질이 따뜻하고 기운을 크게 보충해주기 때문에 한의학에서는 기운이 없을 때 최우선으로 사용하던 한약재다.     한의학에서는 음식들을 차고 따뜻한 성질로 구분하여 체질에 맞도록 음식을 가려 먹도록 추천하고 있는데, 돼지고기는 찬 성질의 육류인데 반해 닭고기는 따뜻한 성질의 육류로 여긴다. 뜨거운 체질의 사람이면 찬 성질의 돼지고기를 먹을 때 속이 더 편하고, 항상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속이 찬 사람들은 닭고기를 먹을 때 속이 더 편하다고 한다.   한의학에서는 인체에서 나타나는 변화가 지구상의 동굴과 매우 흡사할 것으로 여긴다. 즉 여름엔 외부는 덥지만 동굴 속은 시원하고, 겨울에는 외부는 추운 데 동굴 속은 상대적으로 따뜻하다. 이와 같이 인체의 뱃속도 여름에는 차고 겨울에는 뜨거워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름에는 계절상 뱃속이 차가 워서 배탈 설사가 날 가능성이 높으니 찬 음식을 조심하라고 하고, 겨울에는 속에 열이 많이 쌓일 것을 염려하여 찬 음식으로 그 열을 식히라고 한다.   그래서 여름에는 찬 뱃속을 따뜻하게 하는 삼계탕을 먹고, 반대로 겨울에는 뜨거워진 속을 식혀주기 위해서 냉면이나 막국수를 먹는 것이다. 냉면이나 막국수의 주 재료는 메밀인데, 메밀은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있어 건강에 좋은 슈퍼 푸드로 알려져 있다.   메밀에는 다이어트, 동맥경화, 고혈압 예방, 당뇨병 완화, 간 기능 회복, 노화 예방에 효과가 있는 성분이 많으며, 변비 개선과 피부 탄력을 높여주는 성분도 있다. 메밀은 성질이 서늘해서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나 가슴이 답답하고 변이 딱딱한 사람에게 좋다.     우리 선조들은 이러한 지혜로 겨울에도 시원한 동치미 국물에 메밀국수를 말아 먹는 막국수나 냉면을 즐겨 먹었다. 하지만 겨울에 속이 뜨거워지더라도 워낙 차게 태어난 사람은 찬 성질의 메일에 시원한 동치미 국물까지 먹으면 너무 찰까 두려워 각자 체질에 맞게 음식의 찬 정도를 맞추라고 뜨거운 성질의 겨자를 넣어 먹도록 했다. 이승덕 총장 / 동국 대학교 로스엔젤레스건강 칼럼 삼계탕과 냉면 삼계탕과 냉면 여름철 음식 계절 음식

2021-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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